회사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분당에 최초로 발을 딛이고 난서 서현동에 자리를 잡은지 어느덧 반년이 다 되어간다.
난 사실 분당이란 동네를 잘 몰랐다. 대학 다닐 때 애들이 나는 일산 살아 나는 분당 살아 할때 수도권 어디겠지라고만 생각했고 거기가 어디 붙어있는지 전혀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일산이 고양시 일산구, 분당이 성남시 분당구라는 것을 안 것도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고 분당 산다는 사람과 성남 산다는 사람이 사실은 같은 시민이라는 것도 좀 꽁기꽁기한 사실이다. 분당(구) ⊂ 성남시인데도 분당 산다는 말에 적응이 잘 안된다. 그래서 누가 나보고 어디로 이사갔냐고 하면 그냥 서현동이라고 말한다. (전에는 장충동으로 말했으니까)
확실히 여기 아파트가 한채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처에 조깅할 수 있는 탄천도 있고 시내도 있고 공원도 잘 되어있고 경기도인데도 버스한번만 타면 30분만에 서울 한복판 명동까지 갈 수 있고 아파트 값도 비싸다. 일단 내가 생각한 장점은 이 정도인데, 여기저기 커뮤니티에서 줏어들은 말로는 분당사는 시민들은 그들만의 프라이드가 하늘을 찌른다고 하니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장점도 많겠지.
정작 서현역 시내 중심 오피스텔에 월세내고 사는 나는 죽을 맛이다. 회사 가까운거 하나만 장점이고 (이건 처음엔 장점이었는데 요즘은 단점 같다.) 시끄럽고 공기 안좋고 환경 안좋고 (건너편 건물들 입주가게들이 완전 저질이다.) 광량이 넘치다 못해 더워서 쪄죽을 지경이고 창문은 너무 작고 문 열어놓긴 좀 거시기해서 환기도 잘 안되고 수압은 약하고 이거 뭐... 이 주변에서 가장 싼 오피스텔이지만 그 싸다는 기준이 서현역일뿐 싼 가격도 아니다. 한마디로 나는 똥 밟았다는 거다.
자기집이 있으먼 좋은 동네지만 나같은 가난뱅이가 월세내고 살기엔 좋은 점이 하나도 없다. 그토록 장충동 집이 싫었건만 그래도 5년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집 얻은지 반년이 채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서 빨리 이사가고 싶은 생각밖에 안든다.
별들이 소곤대는 서현의 밤거리는 개뿔.
